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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밤의 도피 사족과 달리 좀 더 영양가 있는 친구들이긴 합니다...
애초에 친애당신이 마감 도중에 숨 돌리려고 쓰기 시작한 건데, 어쩌다보니 또 사족까지 적게 됐네요. 휴... 왜 세르시온만 이렇게 사족을 적게 되는지 모르겠어요.
1. 이전의 이야기
"휴가 좀 주세요."
"갑자기 말입니까?"
휴마누스가 마왕을 물리친 이후 대륙은 평화를 되찾았다. 세르펜스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본래 목적을 완전히 만족시킨 시온은 어느 날 문득 깨닫고 말았다.
돌아가야 하는구나.
짭짤한 비스킷을 입안에 넣고 씹자 바삭, 하며 잘게 쪼개졌다. 모래알을 먹는 것처럼 혀 위가 메말랐다. 그것이 정말로 비스킷 때문인지 아니면 감정의 탓인지. 알면서도 모른 척하기로 결심했다.
"여행을 갑니다. 아주 멀리요."
"···당신의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겁니까?"
"네."
"이곳으로는,"
"돌아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."
세르펜스는 몇 번이고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었다. 당신을 떠나보내기엔 나는 이미 당신에게 너무 물들었다고. 절규대신 표정을 와락 일그러트렸다.
"세르펜스."
그 모습을 본 시온이 눈물 대신 입꼬리를 끌어당겼다. 평소와 달리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.
"제가 없는 동안 매일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떻습니까. 돌아오면 검사할게요."
세르펜스는 그날을 잊지 못했다.
그날이 오기 전의 세월도 잊지 못했다.
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잊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 뿐이었다.
그리고 그는 그 모든 나날을 기록하기 시작했다.
당신에게 바치는 사랑시였다.
2. 도중의 이야기
시온의 빈자리는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도 더 컸다. 눈을 가린다고 해서 몸이 가려지는 게 아니듯, 외면하기에는 그 구멍이 너무 깊었다. 그래서 휴마누스에게 위로를 들은 세르펜스는 솔레르티아에게는 뺨을 맞아야만 했다.
그 역시 누군가 시온의 빈자리를 억지로 숨긴다면 어떠한 감정을 참지도 못하고 머리가 하얗게 빌 게 분명했기에, 그는 묵묵히 뺨을 맞아주었다. 대륙 제일의 미인 프라시더스 공작의 뺨에 붉은 꽃을 피우고도 솔레르티아는 눈물을 매달고 한참을 씩씩 거렸다.
그리고 또 한참이 지나 분노로 매꾼 빈 자리에 다시 찬 바람만이 드나들자, 남은 것은 일종의 동질감이었다. 친우를 잃은 슬픔. 프라시더스 공작님에게 그는 단순한 친우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. 둘은 뜨거운 찻잔이 식을 때까지 손도 대질 않고 가만히 한 곳을 바라보았다.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시온의 책상이었다.
"그거 아시나요?"
솔레르티아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러나왔다. 마치 숨을 내쉬는 것처럼 아무런 걸림이 없어서 무심코 그대로 넘길 뻔 했다.
"무엇을 말입니까."
"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은요. 새로운 세계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얻는대요."
"자리요?"
"네. 어쩌면 시온씨는요."
본인의 자리를 잃어버려서 돌아가야 했던 것은 아닐까요.
3. 이후의 이야기
"그래서 제 자리는 결국 뭡니까?"
"글쎄. 가족?"
시온은 자기도 모르게 찻잔을 엎어버렸다. 서류가 젖지 않도록 잽싸게 들어올리고 나서야 다시 세르펜스가 눈에 들어왔다.
"진짜로요?!"
"저를 준다고 했잖습니까. 당신은 내 거고."
"아니. 그렇지만 겨, 결혼은 좀 이르잖아요!"
"이른 나이는 아니다만."
"마음이 일러요."
세르펜스가 흠, 하며 안경을 고쳐썼다.
"그럼 조만간 다시 청혼하겠습니다."
···시온은 그 조만간이 기대됨과 동시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.
4. 세르펜스는 매일 한 통씩을 써서 총 100통을 썼고 시온은 세르펜스가 보고 싶을 때마다 써서 총 11통을 썼습니다. 남몰래 써야하니까 더 자주 못 쓰지 않았을까용.
5. 선우가... 본명을 밝혔기에... ---를 유 선우로 바꿨습니다...
좋은 하루 되세요~~~
애초에 친애당신이 마감 도중에 숨 돌리려고 쓰기 시작한 건데, 어쩌다보니 또 사족까지 적게 됐네요. 휴... 왜 세르시온만 이렇게 사족을 적게 되는지 모르겠어요.
1. 이전의 이야기
"휴가 좀 주세요."
"갑자기 말입니까?"
휴마누스가 마왕을 물리친 이후 대륙은 평화를 되찾았다. 세르펜스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본래 목적을 완전히 만족시킨 시온은 어느 날 문득 깨닫고 말았다.
돌아가야 하는구나.
짭짤한 비스킷을 입안에 넣고 씹자 바삭, 하며 잘게 쪼개졌다. 모래알을 먹는 것처럼 혀 위가 메말랐다. 그것이 정말로 비스킷 때문인지 아니면 감정의 탓인지. 알면서도 모른 척하기로 결심했다.
"여행을 갑니다. 아주 멀리요."
"···당신의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겁니까?"
"네."
"이곳으로는,"
"돌아올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."
세르펜스는 몇 번이고 가지 말라고 붙잡고 싶었다. 당신을 떠나보내기엔 나는 이미 당신에게 너무 물들었다고. 절규대신 표정을 와락 일그러트렸다.
"세르펜스."
그 모습을 본 시온이 눈물 대신 입꼬리를 끌어당겼다. 평소와 달리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.
"제가 없는 동안 매일 일기를 써보는 건 어떻습니까. 돌아오면 검사할게요."
세르펜스는 그날을 잊지 못했다.
그날이 오기 전의 세월도 잊지 못했다.
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잊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시간 뿐이었다.
그리고 그는 그 모든 나날을 기록하기 시작했다.
당신에게 바치는 사랑시였다.
2. 도중의 이야기
시온의 빈자리는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도 더 컸다. 눈을 가린다고 해서 몸이 가려지는 게 아니듯, 외면하기에는 그 구멍이 너무 깊었다. 그래서 휴마누스에게 위로를 들은 세르펜스는 솔레르티아에게는 뺨을 맞아야만 했다.
그 역시 누군가 시온의 빈자리를 억지로 숨긴다면 어떠한 감정을 참지도 못하고 머리가 하얗게 빌 게 분명했기에, 그는 묵묵히 뺨을 맞아주었다. 대륙 제일의 미인 프라시더스 공작의 뺨에 붉은 꽃을 피우고도 솔레르티아는 눈물을 매달고 한참을 씩씩 거렸다.
그리고 또 한참이 지나 분노로 매꾼 빈 자리에 다시 찬 바람만이 드나들자, 남은 것은 일종의 동질감이었다. 친우를 잃은 슬픔. 프라시더스 공작님에게 그는 단순한 친우는 아니었던 것 같지만. 둘은 뜨거운 찻잔이 식을 때까지 손도 대질 않고 가만히 한 곳을 바라보았다.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는 시온의 책상이었다.
"그거 아시나요?"
솔레르티아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흘러나왔다. 마치 숨을 내쉬는 것처럼 아무런 걸림이 없어서 무심코 그대로 넘길 뻔 했다.
"무엇을 말입니까."
"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은요. 새로운 세계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얻는대요."
"자리요?"
"네. 어쩌면 시온씨는요."
본인의 자리를 잃어버려서 돌아가야 했던 것은 아닐까요.
3. 이후의 이야기
"그래서 제 자리는 결국 뭡니까?"
"글쎄. 가족?"
시온은 자기도 모르게 찻잔을 엎어버렸다. 서류가 젖지 않도록 잽싸게 들어올리고 나서야 다시 세르펜스가 눈에 들어왔다.
"진짜로요?!"
"저를 준다고 했잖습니까. 당신은 내 거고."
"아니. 그렇지만 겨, 결혼은 좀 이르잖아요!"
"이른 나이는 아니다만."
"마음이 일러요."
세르펜스가 흠, 하며 안경을 고쳐썼다.
"그럼 조만간 다시 청혼하겠습니다."
···시온은 그 조만간이 기대됨과 동시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.
4. 세르펜스는 매일 한 통씩을 써서 총 100통을 썼고 시온은 세르펜스가 보고 싶을 때마다 써서 총 11통을 썼습니다. 남몰래 써야하니까 더 자주 못 쓰지 않았을까용.
5. 선우가... 본명을 밝혔기에... ---를 유 선우로 바꿨습니다...
좋은 하루 되세요~~~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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